새들은 우리집에 와서 죽다

 

새는 공중을 나는 동안 대기를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오월의 하루 동안 새가

우리집 지붕 위를 맴돌다가

갑자기 집 뒤의 빈터로 추락했을 때

나는 지구가 한 쪽으로 기우뚱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새를 떠받치고 있던

어떤 손이 치워지기라도 한 듯

새가 수직으로 빈터의 민들레밭에 내리꽂히자

우리집 식탁이 기울고

식탁에 놓인 오후의 찻잔이 기울고

순간적으로 찻잔의 물이 엎질러졌다


죽음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하려는 듯

추락한 새의 무게는

우리집 뒤의 민들레밭을 누르고

민들레밭은 다시 도시 전체를 누르고

도시는 또다시 도시들로 가득한 세상 전체를 눌렀다

그렇게 해서 잠시 세상의 무게 중심이

한 마리 새의 죽음의 무게로 이동하는 것을 나는 느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새들이 그날 오후

우리집 빈터에 와서 추락하기라도 한 듯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날개들을 떠받치고 있던

어떤 손이 갑자기 치워지기라도 한 듯

지구의 중심이 우리집

민들레의 빈터로

기우뚱하고 이동하는 것을 나는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