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신비의 서를 나는 읽었네

글자 없이 종이 없이 씌어진

그 책을 나는 읽었다

저 티벳 성자들의 낯선 세계 속으로

나는 가보았다

흰구름의 길을 헤치고

밀라레빠와 대머리 독수리들의 대화 속으로

그리고 절대의 음악을 나는 들었다

연주하는 이도 없이 악기도 없이 울려퍼지는

신비 시인 까비르의 시에 나는 취했다

나는 술을 마실 줄 모르지만

그가 주는 술은 마실 수 있다

술잔도 없이 건네지는 그 술을

입 대지도 않고 나는 마신다

이 술취한 자의 말을 들으라

삶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다만 덧없는 시간의 화살 속에서

그 화살 쏘는 자를 나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