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의 초상

 

아침에 할 일이 없는 날은

나도 쓸쓸하더라 할 일 없이

마음 속에 이런저런 마음만 물밀어 모이고

일어서다 앉다 다시 누워 보는 내 머리맡에

푸른 고양이 한 마리 와서 머물더라

그런 날 아침이면 나도

그 고양이 푸르른 몸 안으로

숨고 싶더라


밤에는 또 기다려도 쉬이 잠이 오지 않더라

어두운 지붕과 지붕을 지나

고양이는 가고 오지 않고

누울 자리에 누워 있으면 낮게

누가 내 이름을 부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