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김동리

 

우리의 한숨 하나 하나

눈물 방울 하나 하나

노래 하나 하나

그것은 모두 가서 맺어지리라


가파른 언덕 위에 꽃이 핀다...


우리의 목숨은 갈 데가 있다

게으른 나비처럼 봄볕에 졸고 있을지라도

시위 떠난 화살은 과녁을 향해 가는 것을


우리의 목숨 하나 하나

노래 하나 하나

눈물 방울 하나 하나

그것은 모두 가서 맺어지리라


극락과 지옥이 신선한 과일 함께

식탁 위에 놓인 정오

아아 까마득하게 쳐다보이는, 저 멀리

절벽 위에 핀 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