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 황인숙

 

그를 위해 무얼 살까 둘러보았죠.

수줍은 제비꽃에 벗은 완두콩.

그에게는 아무짝에 소용없는 것.

그럼그럼 딸길 살까 바나날 살까?

아니면 익살맞은 쥐덫을 살까?

그를 위해 무얼 살까 둘러보았죠.

한 쾌의 말린 뱀, 목에 늘인 할아범.

아아아아 재밌어 이걸 사줄까?

뽀골뽀골 미꾸라지 시든 오렌지

아니면 특제실크덤핑넥타이.

아아아아 재밌어 이걸 사줄까?


복작복작 밀리며 걷는 내 손엔

한 쪽엔 아이스크림 한 쪽엔 풍선.

농담처럼 절뚝절뚝 뛰는 지게꾼.

그 뒤를 바싹 쫓아 빠져나왔죠.

주머니에 뭐가 있나 맞춰보아요.

바로바로 올림픽 복권이어요.

만약에 첫째로 뽑힌다면은

아아아아 재밌어 너무 재밌어

풍선처럼 그이는 푸우 웃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