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상실 - 김재진

 

이제 나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해 쓰려 한다

한순간에 눈이 머는

공격적 사랑에 다쳐보지 않은 사람은

이 글 읽지 말기를

사랑은 그렇게 온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대단하게 만드는

바보 같은 버릇이 사람에겐 있다

고여 있는 샘물같이 찰랑거리며

사랑은 단지 누군가 퍼내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지 모른다

운명적인 사랑이란 없다

모든 인연이 그러하듯

어리석은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을 필연이라 믿을 뿐이다

물질이 세상을 지배하듯 우연 또한

세상을 지배한다

우연히 얻은 사랑을 잃어버린다 해서

억울해 하거나 슬퍼할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