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 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 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