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물 - 정우경

 

그렇게 슬픈 사랑을 남기고도

봉숭아 꽃물 들이는 여름은 다시 왔다


작은 사랑 이루려는 더 작은 바람 속에

첫사랑은 헤어져야 아름답다나


어린 조카 손톱 끝에

무명실 매어주는 내 손 가득히

추억 같은 꽃물이 한창이지만


이젠 이런 건 다 옛날 얘기

사랑 같은 어리석은 미로게임


하지 말아라. 하지 말아라

잡으려면 잡으려면

꽃물 든 손가락 사이로 달아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