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이름 - 정우경

 

오래오래 아껴두었던

매끄러운 꽃그림 편지지에

편지를 쓰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서랍 깊은 곳에 넣어두고

한 번도 켜보지 못한 양초에

불을 켜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자꾸 들으면 닳아버릴까

아껴서 듣던 노래를

하루종일 듣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나만 혼자 알고 싶던

비밀 같은 시를

소리내어 읽고 싶은 날이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그런 날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속으로만 조용히 불어보던

그런 이름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