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 - 곽재구

 

배꽃들은

황토산 자락에

연분홍 첫사랑의 숨결을 토해놓지


포옹하는 법

입맞춤하는 법

한없이 서툴어도

가슴의 뜨거움 하나로

황토산 자락 억세게 끌어안지


한번 들어봐

무릎 꿇고

귀 깊게 대고

어디서 피가 끓는지

어디서 슬픔의 그늘이 드리우는지

누구의 뼈가 제일 먼저 강을 건너는지


바보 같은 웃음

바보 같은 사랑뿐으로

이 세상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행복한 것인지


어깨 으스러질 듯

못생긴 산과 하늘 부둥켜안으며

배꽃들은

황토산 자락에

연분홍 첫사랑의 숨결을 토해놓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