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한 향두가 - 고정희



하나님이 졸으시는 사이에

매혹된 영혼으로 손잡은 우리

떨며, 애타며, 조바심하며

간간이 멍에도 된 우리


사랑이 날개임을 믿는 우리는

그러나, 어쩌랴

내가 네 멍에가 되고

네가 내 말뚝이 되는 게 두려워

네 날개 동서남북에 놓아주고

가서 꽃피거라 하늘과 만나거라

한강물에 날려 보내고

어둡고 암울하게 돌아섰나니


붉은 눈물 게워내는 황혼속으로

한강물에 떠서 날아간 사람아

흘러서 흘러서 아득한 사람아


너 흘러 세상의 꼭대기에 닿거든

구만리 폭포수로 희게 돌아오거라

깊고 어두운 계곡에

카바이트 불빛 한 점

내 넋으로 흔들리며 우나니

세상 끝남을 예감하며 빛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