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압니다 - U. 샤퍼

 

한때

그대가 사랑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

나는 문득

내 자신이 그대의 삶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얼굴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짐짓 그럴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사실은 자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내 모습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멀리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

숨어버리고만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으론

마법의 힘을 빌어서라도

그대를 내 곁에 머물게 하고

내 소유로 만들어

아무도 넘보지 못하게 하고 싶다는

허무맹랑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압니다.

누군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를 잃는 것이요

누군가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진정 그를 얻는 것임을.


그대를 차지하고 싶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선택은 그대의 것이며

결단을 내리는 것도

그대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