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통 앞에서

 

헝겊 조각 종이 조각 유리 조각

과일 껍질 계란 껍질 볼펜 껍질


버려진 것들로만 가득 찬

우리집 쓰레기통 앞에서

썩어 가는 냄새 대신

삶의 진한 향기를

맡을 때가 있습니다


아낌 없이 이용당하고

지금은 사라져 가는


주인에게 사랑받다가

지금은 잊혀져 가는


수많은 조각과 껍질들이

왠지 불쌍하게 느껴져서

마주하고 있으면


고마운 마음 전하지 못하고

버리는 일에만 급급해 미안했다고

작별 인사를 하노라면


어느새 웃으며

낮은 목소리의 노래를 부르는

정든 친구 같은 쓰레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