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얼굴

 

붙잡히지 않는

언어의 날개 달고


울면서 울면서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빈 방


홀로 깨어

낯을 씻는

밤의 얼굴


늘 본 듯도 하고

낯도 설은데


나에 취해서

나를 잃어가는 동안

기억 밖에 매 두었던

친구의 얼굴인가


나는 지쳐 있고

너는 살았구나


기다리는 네 손에

내가 주는 건

싸늘한 빈 손 뿐


너는

소리없이 밖에 나가

잃었던 내 심장을 찾아오고


내게 버림받은 이웃의

슬픈 눈길을 불러 들이고

재로 식은 내 사랑에

불을 지핀다


갑자기 일어나

신들린 무녀처럼 춤을 추다가


나를 잠재우고 떠나는

웃지 않는 얼굴


이제

너는 지쳐 있고

내가 살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