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겆이

 

살아서 아침을 맞고

또 밤을 보내듯

살아서 밥을 먹고

그릇을 치우네


크고 작은 빈 그릇에 담겼던

내 하루의 언어와 사고를

즐겁게 정돈하는 시간


이빠진 것들은 따로 치우고

깨어진 것들은 내버리면서

다시 만나는 나의 모습


행주로 그릇을 닦아

찬장에 넣듯이

잃었던 질서를 챙겨

마음 속에 포개 넣네


그릇을 닦으며

생활이 노래가 되듯

열심히 하루를 치우는

나의 손끝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내일의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