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
뿌리에서 피워 올린
소망의 씨앗들을
엷은 베일로 가리고 피었네
한 자루의 초처럼 똑바로 서서
질긴 어둠을
고독으로 밝히는 꽃
향기조차 감추고
수수하게 살고 싶어
줄기마다 얼비치는
초록의 봉헌기도
매운 눈물은
안으로만 싸매 두고
스스로 깨어 사는
조용한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