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겨우내 참고 있던 진분홍 그리움이 진달래로 피는 봄.

당신이 오시어 다시 피는 이 목숨의 꽃도 흔들립니다.

크신 이름이 나날이 새로 돋는 이 연두빛 가슴에

진정 죽은 것이란 하나도 없습니다.

소생하는 당신의 대지(大地) 위에서 다시 낯을 씻는 나.

당신이 창조하신 죄없는 꽃들의 얼굴을 닮게 하시고

그 웃음처럼 환히 당신 앞에 피는, 그 울음처럼 겸허히

당신 앞에 지는 한 송이 떨리는 영혼이게 하소서.

때를 가릴 줄 아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