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이미 건너간 사람은

건너지 못한 이의 슬픔쯤

이내 잊어버리겠지


어차피 건너야 할 것이기에

저마다 바쁜 걸음

뛰고 있는 것일까


살아가자면 언제이고

차례가 온다


따뜻한 염원의 강(江)은

넌지시 일러주었네


어둔 밤 길게 누워

별을 헤다가


문득 생각난 듯

먼 강기슭의 나를 향해

큰 기침 하는 다리


고단했던 하루를 펴서

다림질한다


보채는 순례객을 잠재우는

꿈의 다리 저편엔


나를 기다리는

너의

깊은 그림자가 누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