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길에서

 

추억의 껍질 흩어진 겨울 산길에

촘촘히 들어앉은 은빛 바람이

피리 불고 있었네


새 소리 묻은 솔잎 향기 사이로

수없이 듣고 싶은 그대의 음성

얼굴은 아직 보이지 않았네


시린 두 손으로 햇볕을 끌어내려

새 봄의 속옷을 짜는

겨울의 지혜


찢어진 나목(裸木)의 가슴 한켠을

살짝 엿보다

무심코 잃어버린

오래 전의 나를 찾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