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계시기에

 

새해 첫날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면

한 마리의 학이

소나무 위에 내려앉듯

우리 마음의 나뭇가지에도

희망이란 흰 새가 내려와

날개를 접습니다


새로운 한 해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당신과 함께

먼 길을 가야겠지요?


어머니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신 당신과 함께

순명의 길을

침묵 속에 숨어 사신 당신과 함께

겸손의 길을

우리도 끝까지 가게 해 주십시오

숨차고 고달픈 삶의 여정에도

어머니가 계시기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아직도 넘어지지 않고

길을 갑니다


예수의 십자가 아래서

오늘도 우리를 부르시는 어머니

마음에 가득 낀

욕심의 먼지부터 닦아내야

주님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겠지요?


죄없이 맑은 눈빛으로

세상과 사람과 사물을 바라보는

어린이처럼 되어야만

하늘이 잘 보임을

새로이 깨우치는 새해 아침


당신의 사랑 안에

우리 모두 새로이 태어나게 하십시오


사랑 안에서가 아니면

그 누구도 새로워질 수 없음을

조용히 일러 주시는 어머니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오늘도

희망이란 새를 날리며

또 한 해의 길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