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손자 손녀

너무 많이 사랑하다

허리가 많이 굽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무덤가에

봄마다

한 송이 할미꽃 피어

온종일 연도(煉禱)를

바치고 있네


하늘 한번 보지 않고

자주빛 옷고름으로

눈물 닦으며


지울 수 없는 슬픔을

땅 깊이 묻으며


생전의 우리 할머니처럼

오래 오래

혼자서 기도하고 싶어

혼자서 피었다

혼자서 사라지네


너무 많이 사랑해서

너무 많이 외로운

한숨 같은 할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