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이 땅의 시인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짜낸

시의 즙을

단숨에 마셔버리는 건

아무래도 미안하다


좋은 것일수록

아끼며 설레이며

조금씩 마시다 보면

나도 어느 날은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포도주빛 황홀한 예감


시의 음료에

천천히 취해

잠이 들면

시는 내 안에서

어느새

피와 물이 되어

내 영혼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