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48

- 마음을 낮추고

당신을 따라 걷는 길.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걷는 길. -

먼 옛적에

당신과 제가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제가 이렇게 이끌려 다니는지

당신의 빈 들에

비로 내리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저물어 가는 저녁 내내

바다만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진작 아름답지 못한

당신과의 허허벌판으로

제가 조건을 걸고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진작 아름다움의 실체는 보지도 못하고

주춤거리는 모습만 그늘이 되어

싸아 하게 밀려옵니다.

헝클어진 마음 위로

절망은 그늘로 덮이지만

당신을 사랑한 내내

스물 다섯의 망막에 비친

모든 행복의 기운이었음을

당신께선 듣고 계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