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하여

 

손에 흙 하나 묻히지 않고 집을 갖는다는 것은

저 제비들에게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볏짚 한 오라기 엮어 얹지 않고

진흙 한 톨 물어다 바르지 않고

너나없이 창문 큰 집을 원하는 것은

세상에 그만큼 훔치고 싶은 것이 많기 때문인가

허구한 날 공중에 떠서 살아가다 보면

내 손으로 땅 위에 집을 한 채

초가삼간이라도 지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혹시 바람에 찢기고 무너진다 해도

훗날 내 자식새끼들이 자라면 꽁지깃을 펴고

실패하지 않는 집을 다시 지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