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 4

 

벽에다 슬픔을 쓰지 말아요

어두운 벽에 막힌 벽에 기대어

하늘 보이지 않는다고 울지 말아요

벗들이여

동네 썩은 벽에

학교 낡은 벽에

공장 마른 벽에

우리 하나씩 깃발을 그려봐요

깃발이 살아 펄럭여

바람을 흔들고

우리를 흔들어줄 때까지

슬픈 벽이 하늘이 될 때까지

벽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