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집

 

주인 내외는 어디 일 나갔나?

사립문은 열려 있고

기울어진 울타리 위에는

호박덩굴이 마음껏 달릴 듯하더니

잠시, 멈춰 하늘을 만지고 있고

마당에는 쉬고 있는 경운기 한 대

삽 두 자루, 빈 경유통 하나

툇마루 끝에는 걸레가 하얗게 말라가고 있고


나는 좀 기다릴 요량으로 뒤뜰로 가본다

오동나무가 한 그루 서 있고

오동나무 그늘 아래

낯선 객이 왔는데도 짖지 않는

잠든 똥개 한 마리

햇살이 그 주변에서

아차, 하고 짐짓 뒤로 물러서는 것이 보이고


이집은 저 혼자 산다

이럴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나도 이렇게 한번쯤은 나를 비우고

누가 나를 두드리면 소리가 나도록

텅텅, 살고 싶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