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집

 

호두가 아구똥지게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


감자가 덕지덕지

몸에다 흙을 처바르고 있는 것,


다 자기 자신이 물집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다


터뜨리면 형체도 없이 사라질 운명 앞에서

좌우지간 버텨보는 물집들


딱딱한 딱지가 되어 눌어붙을 때까지

生이 상처 덩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그래서, 나도 물집이다

불로 구워 만든 물집이다

나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