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차고 푸른 하늘 밑을 걸어갑니다.

착하게 살자고 당신과 헤어지며 한번 더 손을 잡다

당신이 내게 보낸 뜨거운 입김은

서리서리 말씀으로 살아서 돌아서는 내 얼굴을 감습니다.

당신은 그 어느 땐가 스스로 불티라 했었지요.

그때 나는 한낱 풀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아직도 벌판 가운데서 형형히 불타리라 믿으며

내가 묻지 않고 돌아선 말의 여백은

당신을 조금 더 오래 믿고픈 때문입니다.

아직도 저는 들녘에 뿌려진 풀씨로 있습니다.

서리가 때리고 찬 기운 가슴에 흥건히 젖어도

더욱 은은한 늦가을 새벽 잔디풀처럼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당신은 당신의 빛깔로 살아 있으리라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