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에 티끌 같은 나 하나

 

말 한마디 하기가 두렵습니다

글 한줄 쓰기가 두렵습니다

겨울나무 가지 끝에 팔랑팔랑 소리날 듯

별들이 걸렸는데

어찌나 겨울하늘 아름다운지

걸음을 내딛기가 무섭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 만나 그들과 함께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길이 바르게 가는 길이라 믿어

뒤돌아보지 않고 오랜 날을 왔습니다

강물도 언 살을 서로 섞은 채

어두운 곳을 저희끼리 몰려갑니다

저녁때는 물오리떼 작은 발도 씻어주고

손 흔드는 갈대풀과 소리치며 떠들기도 하더니

아무도 없는 곳을 묵묵히 감돌아 갑니다

외롭다 말 안하고 오래오래 젖어서 갑니다

우리도 작은 불 켜들고 자갈길 가다가

앞서간 사람들이 남긴 흔적 보며 분노합니다

여기저기 어두운 곳에 버려진 말들을 주워들고 흥분합니다

그러다 별밭을 올려다보며 두려워집니다

나도 또한 바르게 사는지 두려워집니다

우리가 가는 발자국 위에 길을 내며 따라오는

언제나 우리보다 더 올곧을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손끝이 시린 강바람 헤치며

뒤돌아보지 않고 이 길을 가지만

아름다운 세상에 티끌 같은 나 하나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