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민 김시천

 

물푸레나무 베어 도끼자루 만들었네

높은 산 소나무 찍어 노를 만들고

버려진 송판으로 거룻배 한 척 만들었네

아내와 함께 아침 강에 배 저어 나가

떠오르는 것들 건져왔지

돌절구, 연자매, 맷돌은 가라앉아 아니 뜨고

무거운 슬픔들도 영영 가라앉아 아니 뜨고

크고 작은 이별도 떠오르지 않았지

까맣게 올려다보던 은행나무 위로

화치는 배를 밀어 나가며

다시는 피지 않을 산수유꽃 생각했네

어떤 날은 디딜방아를 건져오고

어떤 날은 구유도 건져오고

간혹 지게가 물살에 밀려오는 날도 있었지

물 한 모금 솟지 않는 산마루엘망정

아내와 함께 울없는 집을 짓기로 했네

흘러내리는 돌들 모아 마당에 깔고

불 없는 밤은 서로 안고 견디었네

이곳에 다시 남으리

한많은 이 땅의 터앝에 마늘 놓고 씨 뿌리고

끝끝내 떠나지 않는 사람들과 다시 남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