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아주머니

 

죽으믄 잊혀지까 안 잊혀지는겨

남덜이사 허기 좋은 말로

날이 가고 달이 가믄 잊혀진다 허지만

슬플 때는 슬픈 대로 기쁠 때는 기쁜 대로

생각나는겨

살믄서야 잘살았던 못살았던

새끼 낳고 살던 첫사람인디

그게 그리 쉽게 잊혀지는감

나도 서른둘에 혼자 되야서

오남매 키우느라 안해본 일 읎서

세상은 달라져서 이전처럼

정절을 쳐주는 사람도 읎지만

바라는 게 있어서 이십 년 홀로 산 건 아녀

남이사 속맴을 어찌 다 알것는가

내색하지 않고 그냥 사는겨

암 쓸쓸하지. 사는 게 본래 조금은 쓸쓸한 일인겨

그래도 어쩌겄는가. 새끼들 땜시도 살어야지

남들헌티사 잊은 듯 씻은 듯 그렇게 허고

그냥 사는겨

죽으믄 잊혀지까 안 잊혀지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