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 민들레

 

나 죽은 뒤

이 나라 땅이 식민의 너울을 벗었거든

내 무덤가에 와서 놀아라

새떼처럼 하얗게 아이들 데리고 와

웃으며 손뼉치며 놀아라

나 죽은 뒤

아직도 이 나라 땅이

식민의 너울로 그늘져 흐리거든

내 무덤가에는 오지 말아라

돌아가 피흘리며 싸워라

나 죽은 뒤

아무 곳에나 잘 자라는 앉은뱅이 민들레로 돋아

타는 마음으로 이 땅을 지켜보다

꽃 다하면 풀씨로 산천 떠돌며 보리라

너희와 너희의 아이들이 진달래처럼

환하게 살고

살아 지켜야 할 이 땅에서

너희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