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소리

 

삼백 예순 날을 착하게 살고 싶었어요

손 닿는 곳 풀뿌리마다 살을 나누어 주며

거울처럼 맑은 하늘빛 안고

나도 강물로 흐르고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 내 몸은 천둥소리

어두운 구름 위를 가로지르며 홀로 깊어가는 천둥소리


다시는 죄없이만 살아갈 수 있다면

고요히 저무는 이 세상 그림자를 안고

나도 푸른 나무로 살아가고 싶었어요

그러나 지금 내 몸은 천둥소리

다독일 수 없는 울울할 마음으로

온 하늘 두드리며 가는 소리


내 몸은 왜 일찍이

이 땅의 작고 든든한 들풀 위에 내리는

이슬일 수 없었을까요

기어코 이 세상 썩고 더러운 것들의 목덜미 움켜잡고

세차게 세차게 여울로 궁글러 가야 할

장대처럼 쏟아버려야 할

빗줄기가 되어야 할까요


내 몸은 지금 천둥소리

검푸른 하늘빛으로 땅에 내리는 노여움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