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반

 

너는 들어갈 교실이 없고

나는 돌아갈 학교가 없구나

하급반 아이들이 공부하는 창 밖에서

너는 가방을 풀지 못한 채

오후의 햇살을 발로 차며 서성이거나

차가운 골마루에 올망졸망 쪼그리고 앉아

빗소리와 선생님 말소리가 뒤섞이는 받아쓰기를 하는구나

사람들마다 일터를 찾아 바쁘게 달려나간

적막한 오후의 거리를 지나다 너희 학교를 바라본다

얼마나 더 지나야 너희의 꿈과 이야기가

알록달록 아름다운 저마다의 교실을 갖게 될까

얼마나 더 지나야 아이들과 싱그러운 아침인사를 나누며

나도 자랑스럽게 학교문을 들어설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