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차리 6

 

당신 곁을 돌아서자 눈발이 쳤다

처음엔 눈보다 바람이 더 섞여 날리더니

먼 데 산부터 조금씩 지우며 다가와

너와지붕을 감추고 산창의 등불 돋우더니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덮으며 하늘이 내려왔다

당신 앞에 무릎을 꿇 때마다 패인 자국

풀리는 날에도 녹지 않고 땅에 엉겨 있더니

오늘 밤 내리는 눈에 다시 지워지겠구나

어느 날엔 그것들도 모두 녹아 당신 살 가까이 스미고

무덤 위에 시든 풀들 일으키고

해 가고 달 가고 세월도 수없이 흐르며 가련만

해가 바뀌어도 슬픔은 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