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차리 3
등불 흐리게 돋아오른 당신의 창 향해
떠나가는 배나 옛노래 따위를 부르면
노랫소리 끝으로 부엌문 안쪽이 열리며
당신이 강둑으로 포롱포롱 달려오던 때나
기다림으로 잠 안 오는 밤
별 하나 섬돌 위에 뚝 떨어져 구를 듯
잔돌 하나 창 밖에
몰래 소리를 내며 떨어져
당신의 손짓 쪽으로 나를 불러내가던 때처럼
당신 있는 이곳으로 올 때면
내가 노랫소리나 발자국소리로
당신을 불러내러 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오
바람에 쓸리는 풀잎처럼 발자국소리 귀기울이며
모두 듣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도 드오
홀로 남아 있음으로 해서 아직도 내가 당신 창 향해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는 것이요
그 소리 다 들어 알면서도 내색할 수 없어
걸어온 능선의 잎지고 눈쌓인 풍경
되감아 말며 돌아오는 발걸음 따라와선
밤새 문풍지를 흔들거나
감나무 밑을 서성이기도 하다가
새벽이면 도로 가서
그저 말없이 또 한세월을 떠안고
누워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