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사랑

 

나뭇가지 위에 지은 제 둥지에 앉아

처연히 비를 맞고 있는 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새끼들이 비에 젖을세라 두 날개로 꼭 품어안고

저는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 있었습니다

새들도 저렇게 새끼를 키우는구나 생각하니

숙연해졌습니다 그러나 그걸로 어미새의 사랑을

다 안다고 생각한 건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법을 가르쳐야 할 때가 오자

한 발 이상 떨어진 옆 나무에 벌레를 물고 앉아

새끼들이 제 힘으로 날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란빛 다 가시지 않은 부리를 있는 대로 벌리며

울어대도 스스로 날아올 때까지

어미는 숲 어딘가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아직 덜 자란 날개를 파닥이다

파닥이며 떨어지다 한 마리가 날아 올라오자

한없이 기쁜 표정으로 먹이를 얼른

새끼 입에 넣어주는 거였습니다

그러나 그걸로 새끼를 기르는 어미새의 사랑을

다 안다고 생각한 건 잘못이었습니다


새끼들이 스스로 먹이를 구할 만큼 자라고

숲 그늘도 깊어가자 어미새는 지금까지 보여준

숲과 하늘보다 더 먼 곳으로 새끼들을

멀리멀리 떠나보내는 거였습니다

어미 주위를 맴돌며 머뭇거리는 새들에게

냉정하다 싶을 정도로

정을 접는 표정을 보이는 거였습니다

사람이나 새나 새끼들을 곁에 두고 사랑하고픈 건

본능일 텐데 등을 밀어 보내고

돌아서는 거였습니다 눈물도 보이지 않고

아프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