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강으로 가는 길을 묻다 그를 만났지요

손가락으로 재 너머를 가르쳐주지 않고

강나루까지 그는 동행해주었어요


저와는 다른 길을 가는 그가

가끔씩 모랫길을 함께 가주는 것이 제겐 기쁨이었고

그의 어깨 뒤로 펼쳐진 산은 얼마나 믿음직했는지요


그와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은

사랑이 내 안에서 내 몸보다 더 커진 것을 안 뒤였어요

어느새 그가 한척의 배 되어 날 싣고 건너는 걸 안 뒤였어요


그가 가야 하는 길에 그를 홀로 남겨두고

뒤돌아가는 날은 마파람이 몹시도 불었는데

가슴 가운데를 바늘로 뜨는 듯했어요


바람 부는 날이면 강나루에 서성이다 돌아가는 그를

나도 노을 물든 강 이쪽에서 몰래 바라보다 가곤 했는데요

그런 날이면 못다 핀 꽃들이 소리없이 지곤 했지요


바람 부는 강가에 그가 쏟는 못다한 노래와

그가 가고 난 뒤 옷고름을 적시며 떨어진 소리없는 눈물이

얼마나 많은 세월 이 강물과 함께 흐르고 흘러 갈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