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발치에 있는 나무와

산 정상에 있는 나무가 함께 모여 있다

아랫말 젊은이 백발 될 때까지 지켜본

고목이 있고 꽃봉오리 처음 열고

이 나무 저 나무 기웃거리는 진달래가 같이 있다

짐승 발톱에 챌까봐 제 잎으로 가려주고

추위에 얼어죽을까봐 가지 꺽어 덮어주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봄날이 가기 무섭게

그 나무 친친 감아 오르며 까불대는

칡넝쿨 다래넝쿨도 있다

아주 아주 위태롭던 날 어둡고 슬프던 날

벼락을 대신 맞고 죽어간 나무가 있고

그 앞에 어린 순을 내미는 나무가 함께 있다

그 나무들 모여 숲을 이룬다

낙락장송 혼자 이루는 숲은 없다

첫서리 내리면 잎을 버리고 몸 사리는 나무와

한겨울 내내 푸른 빛을 잃지 않는 나무가

함께 모여 숲을 이룬다

작은 산 하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