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암에서

 

차가운 하늘을 한없이 날아와

결국은 바위 위에 떨어진 씨앗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

흙 한톨 없고 물 한방울 없는 곳에

생명의 실핏줄을 벋어내릴 때의 그 아득함처럼

우리도 끝없이 아득하기만 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바위 틈새로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뻗어세운

나무들의 모습을 보라


벼랑끝에서도 희망은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희망은 있는 것이다

불빛은 아득하고

하늘과 땅이 뒤엉킨 채 어둠에 덮여

우리 서 있는 곳에서 불빛까지의 거리 막막하기만 하여도

어둠보다 더 고통스러이 눈을 뜨고

어둠보다 더 깊은 걸음으로 가는 동안

길은 어디에라도 있는 것이다


가장 험한 곳에 목숨을 던져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