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많은 이들이 저마다 그 산을 가보았다고 합니다

치렁치렁 유려하게 벋어내린 산줄기를 대하던 이야기며

장엄한 산의 목소리를 듣고 와 벅차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산이 기슭마다 품고 있는 곧게 자란 나무의 숫자보다

더 많은 선지식을 산에서 거두어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골짜기를 흐르는 물 위를 반짝이며 내려가는 햇살보다

더 많은 예찬의 언어들로 감겨 있는 광경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찾아가 만난 산은 깊은 곳에

오래 된 암자 하나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청향처럼 은은한 풍경소리만이 추녀 끝에 감돌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산을 향해 올라오고 있습니다

산을 만나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소리도 분주합니다

그러나 저는 독경소리 들으며 소리없이 피던

꽃다지 몇송이 생각합니다

차고 정갈한 샘물 속에 누워

풍경소리에도 살을 떨던 갈잎 몇장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