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

 

낮에는 조팝나무 하얗게 피는 걸 보다 왔구요

날 저물면 먼저 죽은 시인의 시 몇편을 읽었어요

어떤 꽃은 낮은 데서 높은 곳을 향해 피는데

낮은 데서 낮은 데로 혼자 피다 가는 꽃도 있데요

그래도 사월이면 저 자신 먼저 깨우고

비산비야 온 천지를 무리지어 깨우더군요

해마다 봄 사월 저녁무렵엔 광활한 우주를 되걸어와서

몸서리치게 우리 가슴 두드려 깨우는데요

시 삼백에 삿된 것도 많은 우리는

언제 다시 무슨 꽃으로 피어 돌아와

설움 많은 이 세상에 남아 있을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