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하늘엔 별도 없고

대추나무 잎마다 달빛만 흩어지는데

끝도 없이 먼 어둠을 건너는 구름

밤을 새워 풀그늘에 벌레는 울고

이땅의 길들도 모두 저물어

저마다 쓰러져 깊게 누운 날

걸어온 길도 걸어갈 길도

어쩌면 어쩌면 이리 아득해

몇번이고 홀로 불을 켜고 앉아서

꺼지고 넘어지는 불씨를 안고

고요히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

함께 먼 길 가자던 그리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