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새를 보며

 

아름다운 목소리 지닌 새도

그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나오는 부리로

필사적으로 벌레를 잡아먹는다

고고하고 우아한 몸짓으로 날아가는 새들도

물가에 내려 비린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진흙탕에 발을 딛고

날개와 깃털에 온통 흙물 묻힌 채

먹을 것을 찾는다


그러나 똑같은 그 새들을

오늘 다르게 본다


거친 털에 징그럽게 꿈틀거리는

벌레를 잡아먹어가면서도

저 새는 저리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구나

온몸에 흙탕칠을 하며 먹을 것을 구하던

새들도 저리 환하게 날개를 펼쳐들고

하늘 한가운데 다시 날아가는구나

제 하늘 제 소리를

저렇게 지켜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