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해도

 

사랑한다 해도 그대는 고개를 돌립니다.

벼르고 별렀던 말,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 해도

그대는 웬일인지 눈물만 글썽입니다.


다른 말은 하나도 못 하겠습니다.

이 말을 꺼내기 위해 준비해 둔 숱한 말들

하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오직,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 말만 부지런히 되뇌였는데

그대는 웬일인지 찻잔만 매만집니다.


이제 나는 알았습니다.

내가 싸워야 할 상대는 그대가 아니라

그대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임을.

내 사랑을 받아줄 수 없는 그대의 현실,

그것과 나는 이제 한판 싸움을 벌일 것입니다.

누가 나가떨어지든지간에 한판 거창하게

싸움을 벌여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