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소란스러움으로 그대를 잊고자 했습니다.

그 동안 내팽개쳤던 전화번호를 일일이 끄집어내어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의 정겨운 웃음으로

그대를 영영 덮어 두고자 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법석을 떨며

과장되게 나는

내 사랑에 대한 끝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인 일입니까.

이 모든 노력이 그대를 잊고자 함에서 비롯되었는데

그때마다 점점 더 내 한쪽 가슴이 비어 옴은.

불쑥불쑥 고개 드는 그리움,

그대가 아니고선 도저히 채울 수 없는

내 가슴속 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