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

 

그가 아무 말을 하고 있지 않아도

그의 입만 쳐다본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라.


그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얼굴 화장을 고치고 있다면

또한,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시선이 따라간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라.


꽃이 피는 순간을 기다려 보았는가.

굳게 오므린 꽃잎들이 서서히 부풀어오르는 순간,

그 순간은 결코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느니

눈 깜짝할 새 꽃망울은 터지고 마느니


사랑이란 그렇게 은밀히 온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비밀스럽게 온다.

어떤 한 사람 때문에,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존재 따위는 신경 써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미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라.

죽을 때까지 뿌리 뽑을 수 없는

마음속 꽃나무 한 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