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사랑은 영혼을 앓는 이들의 몫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먹고사는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사랑은 머나먼 이웃일 수밖에 없다.

평행선을 달리는 철로처럼 그 둘은 좀처럼 만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매일같이 되풀이되는 '생활' 만을 만날 뿐 사랑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들의 가슴 속엔 그리움이란 바람은 불지 않는다.

대신 혼자만의 옷깃을 꼭꼭 여민 고독의 깊은 그늘만 자리한다.


사랑이 반드시 환희만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사랑이란 어쩌면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좌절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보이기 위해 있는 것인지도 모르기에.

사랑함으로 피와 살은 마를지라도 그 사람의 정신은 맑아지고 살쪄간다는 것을.

그렇다. 슬픔과 고통이 없이는 우리의 정신은 결코 맑아지지 않는다.

지금,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이들의 얼굴을 가만히 떠올려 보라.

그리움이 싸하게 솟아오르면 사랑은 정말 영혼을 앓는 이들의 몫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