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편지

 

그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그 이상 내게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설령 그것이 헤어짐을 뜻한다 했어도 그랬습니다.

그대를 보내고 나서도 내 마음에 걸린 것은 그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대의 밝은 웃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그대를 보내는 일이라니.

진정한 우리 사랑을 위해서는 그대로부터 벗어나야 할 필요도 있음을.


이젠 한 발자국 물러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대를 그냥 두어 볼 작정인 것이지요.

세월이 흐르고 흘러 우리의 일이 까맣게 잊혀진다 해도 언젠가는 내 사랑 그대가

알아 주리라 믿어 보겠습니다. 그 때까지 그대여 안녕... 건강해야 다시 만날 수 있으리.

나 또한 몸져눕지 않고 그대가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겠습니다.

훗날 그대가 돌아왔을 때 낯선 기분이 들지 않도록 모든 것을 제자리에 가만히

놓아 두겠습니다. 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 그 때까지 그대여 내내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