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사랑

 

돌이켜보니, 사랑에는 기다리는 일이 9할을 넘었다.

어쩌다 한번 마주칠 그 순간을 위해 피를 말리는 기다림 같은 것.

그 기다림 속에서 아아 내 사랑은, 내 젊음은 덧없이 저물었다.

하기야 기다리는 그 사람이 오기만 한다면야 어떠한 고난도

감내할 일이지만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마냥 기다리고만 있었던

우직스러움.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셈이 빠르고 계산에 능한 사람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척 얼굴만 찌푸리고 있지 잘 살펴보면

언제라도 달아날 궁리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남들은 미쳤다고 하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대가 오기 전까지는 결코 한 발자국도 떼지 않는 미련한 사람들.

그래, 사랑은 그런 우직한 사람만 하는 거다.

모든 걸 다 잃는다 해도 스스로 작정한 일, 떨어질 줄 뻔히 알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제 한 몸 불태우는 단풍잎처럼.